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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 장편소설 리뷰

출판사 서평

2020 독일 추리문학상 국제부문 수상
2020 독일 독립출판사 문학상 수상
2020 독일 최고 추리소설 선정
2018 일본 번역대상 수상

치밀한 구성과 대담한 문체,
묵직한 주제와 위트로
전 세계 독자를 사로잡은 최고의 심리스릴러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등단 25주년을 맞이해 새롭게 선보이는 ‘복복서가_김영하_소설’의 네번째 작품이자 작가의 일곱번째 장편소설인 『살인자의 기억법』은 2013년 문학동네에서 초판이 출간된 이래로 지금까지 56쇄를 중쇄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으며, 여러 나라에 번역되어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2018년 일본 번역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독일 최고 추리소설 선정, 독일 독립출판사 문학상 수상의 쾌거를 올렸다. 그리고 지난 2020년 12월, 독일 최고 권위의 추리문학상Deutscher Krimipreis을 수상하며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 김영하식 스릴러의 저력을 보였다.

알츠하이머에 걸려 희미해지는 기억과 사투를 벌이는 연쇄살인범 김병수는 기억을 붙잡기 위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녹음하고, 매일의 일과를 일기로 기록한다. 소설은 이 주인공이 일지 형식으로 쓰는 짧은 글들의 연쇄로 이루어진다. 패러독스와 위트가 넘치는 문장들 속에 감추어진 진의를 찾아가는 독서 경험은 한 편 한 편의 시를 읽는 느낌마저 준다. 복복서가판에서는 단절적 기억과 뚝뚝 끊어지는 서술을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여백을 많이 두는 편집을 하였다. 또한 작품의 심층심리적 구조와 윤리적 의미에 주목한 문학평론가 류보선의 작품론을 새로 실었고, 지난 7년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십여개국에서 출간된 후 쏟아진 리뷰들을 일부 발췌하여 함께 수록하였다.

 

 

 

 

 

 

“훌륭한 캐릭터와 심리학적 통찰, 기가 막힌 스토리텔링을 모두 갖춘

독창적인 작품의 완벽한 예시이며 또한 근사한 사회 비평이기도 하다.”
_영국 NB매거진

선과 악, 삶과 죽음, 현실과 환상, 죄와 용서에 관한 어두운 사색

‘알츠하이머에 걸린 살인자’라는 모티프는 이 소설이 지닌 여러 층위의 아이러니 중 가장 중요한 장치다. 수많은 타인의 생을 아무렇지 않게 앗아간 악인 김병수는 자신의 기억과 딸을 지키려 애쓰지만, 결국 그 무엇도 아닌 시간에 서서히 패배하고 만다. “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거든.” 일말의 죄책감조차 느끼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도 늙음과 죽음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것이다.


자신의 악행을 잊고 “순수한 무지의 상태로 이행”해가는 망각은 얼핏 그에게 축복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는 철저히 망각하는 존재로서의 삶은 재앙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사람들은 모른다. 바로 지금 내가 처벌받고 있다는 것을.” 김병수가 맞닥뜨린 이러한 아이러니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어찌해볼 수 없는 삶의 어떤 국면과 죽음의 불가피성에 대해 숙고하게 만든다. 정교한 플롯에 기억과 소멸에 대한 묵직하고 예리한 통찰이 녹아들어 있는 이 소설은 “거대한 반전 혹은 완벽한 배반”(류보선)을 이루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뚜렷한 선악 구도에서 벗어난 출구 없는 서사, 어디까지가 허구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경계가 모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화자의 강렬한 독백, 관습적 사고를 교란하는 촌철살인의 문장들은 『살인자의 기억법』이 왜 김영하의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독창적인 소설로 꼽혀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개인적인 리뷰

 

2020년 8월 출간된 김영하의 장편소설.

어디서 들어본듯한 낯익은 제목이라 선택했는데

알고보니 2017년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한다. (설경구, 김남길, 설현 주연)

 

책표지가 2개인걸 보니 첫번째 맨 위의 표지가 2013년도,

두번째 흰바탕이 2020년도 재출간 시의 표지인듯 하다.

 

김영하 작가의 소설은 

몰입력 있는 짧은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빠르게 집중해서 읽기 좋다.

 

쪽수도 많지 않은 224쪽이라서 

적당히 자투리 시간에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분량이다.

 

 

책의 내용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전직 연쇄살인마 김병수의 회고록이다.

김병수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서술되고 있어서

내용이 전개될수록 모순되는 부분이 자꾸 눈에 밟히기 시작하고

알츠하이머에 걸린 병수의 얘기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의문이 생긴다. 

 

70대의 늙고 무거운 몸이지만 

과거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딸 은하를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살인을 저지르나 싶었지만

역시나 마지막 결말에는 반전이 존재했다.

 

대단했던 살인마도 시간 앞에서는 장사 없었고,

이미 살인을 저지른 인물이 마냥 행복해지는 결말을 바란건 아니지만

딸도, 가족도 아무것도 없는 덧없는 인생을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허무함이 가장 크게 느껴졌다. 

 

어차피 인생은 사필귀정인가 싶지만

주인공의 감정이 마치 본인만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 홀로 남겨진 듯 했다.

 

(실제로 소설 속에서도 기억을 잊을 때마다 갑자기 딴 세상에 떨어진 기분이라고 서술했다)

 

소설의 문장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한번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소설 추천

추가로 살인자가 주인공인 소설을 더 읽고 싶으신 분들께 2개 소설을 추천드린다.

참고로 둘다 추리소설은 아니다. 

 

1. 파과(2018, 구병모)

 

짧은 시간 빛나다 사라질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뜨거운 찬사!

한국 소설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60대 여성 킬러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여성 서사를 써내려가며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 구병모의 소설 『파과』를 다시 만나본다. 40여 년간 날카롭고 냉혹하게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아온 60대 여성 킬러 ‘조각(爪角)’한때 ‘손톱’으로 불리던 그녀는 40여 년간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으며, 날카롭고 빈틈없는 깔끔한 마무리로 방역 작업을 처리해왔다. 하지만 몸도 기억도 예전 같지 않게 삐걱거리면서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는다.

노화와 쇠잔의 과정을 겪으며, 지켜야 할 건 만들지 말자고 평생을 되뇌어온 조각의 마음속에 어느새 지키고 싶은 것들이 하나둘 생겨난다. 버려진 늙은 개를 데려다 키우는가 하면, 청부 살인 의뢰인의 눈에서 슬픔과 공허를 발견한다. 삶의 희로애락을 외면하고 살아온 조각의 눈에 타인의 고통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연민으로 조각의 마음에 온기가 스며드는데…….

 

 

2. 살인마에게 바치는 청소지침서(2021, 쿤룬) - 타이완 소설

타이완의 유명 웹소설 플랫폼 ‘미러픽션’을 통해 데뷔해 인상적인 캐릭터 조형과 특유의 블랙유머, 사실적인 범죄 묘사가 어우러진 개성적인 작풍으로 사랑받는 작가 쿤룬의 대표작. 주인공 스녠은 살인마다. 겉으로 보기에는 파리 하나 못 죽일 것같이 순수하고 무해한 미소를 지닌 미소년이지만, 살인 집단 ‘JACK’ 조직원을 죽이는 일에는 조금도 거침이 없고 집요하며 잔혹하게 행동한다.

작품에는 수많은 살인이 등장하며, 작가는 제목에 걸맞게 살해 현장과 살인의 과정을 적나라하고 생생하게 묘사한다. 이런 잔인하고 냉혹한 묘사는 끔찍한 현장이 바로 눈앞에 펼쳐진 듯한 느낌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하지만 이런 특징을 상쇄하는 중요한 특성이 하나 더 있다. 스녠은 심한 결벽증을 지니고 있어 더러운 것을 참지 못하고 청결에 집착한다. 살해 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살육에 대한 공포만큼이나 그로 인해 엉망으로 더러워진 주변을 견디는 게 고통스럽다. 그래서 범행 직후 피로 물든 현장에서 바로 청소를 시작한다. 만약 아직 목표물의 숨이 끊어지지 않았다면, 죽어 가는 그에게 유용한 청소지침을 알려 준다. 이런 스녠의 기이한 언행은 잔혹한 살인과 하나로 묶여 참혹함을 덜어내고 블랙유머를 더해 이 작품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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