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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2015) - 기욤 뮈소

 

 

2015년에 출판된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의 로맨스릴러입니다. 
아버지로부터 '24방위의 등대'를 물려받은 아서가 지하실의 문을 연 후에 겪게 되는 저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서는 등대의 저주에 걸린 이후로 24년동안 1년 중에 단 하루밖에 살 수 없다.
사랑하는 리자도, 두 자녀도, 할아버지 설리반도 만나고 싶을 때 만날 수 없다. 
아서가 이 저주에 걸린 이유는 뭘까? 

 



기욤 뮈소의 소설은 마치 영화처럼 눈에 펼쳐지는 묘사로 술술 읽히는게 매력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작가가 반전의 대가인 만큼 소설 곳곳에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수상한 낌새가 풍깁니다. 
과연 등대에 숨겨져 있는 비밀은 무엇이길래, 이토록 독자들을 애타게 하는 것일까요. 

 


(주의! 아래 내용에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말 내용(스포)

 

 


예상대로 결말에는 반전이 숨어 있었습니다. 

주인공 아서는 저주에 걸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등대의 저주라고 생각했던 내용은 바로 소설 속 소설이었습니다. 

흔히 액자식 구성이라고 부르죠. 


주인공 아서는 극중에서 소설집필에 빠진 나머지, 스스로 가족들(아내 리자와 두 아이)을 뒤로 한 채 1년에 한 번밖에 볼 수 없는 '사라지는 남자'가 되었던 것입니다. 

 

 '저주에 걸린 아서'는 '현실 속 아서'가 쓴 소설 속 인물입니다. 

두 아이를 잃은 죄책감과 자신의 심적 치유를 위해 '지금 이 순간'이라는 소설을 쓰게 되었던 것입니다. 

 

결말은 생각보다 후련하게 났습니다. 
아서는 소설을 끝마무리 짓지 않고 리자와 함께할 미래를 그리며 원고를 바람에 날려버립니다. 그리곤 끝. 

 

 


 

개인적인 감상

하지만 한편으론 김이 빠진 결말이었습니다. 


공들여 쌓아온 신비로운 등대의 비밀이 다소 허무했고, 기욤 뮈소 특유의 묘한 판타지 세계를 강제로 현실로 이끌어 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판타지 세계 속 인물은 판타지 속에서 멋있는 법입니다..

 

 

 

무엇보다 아쉬웠던 점은 아서의 캐릭터성 상실입니다. 


등대의 저주에 걸려 24년동안 1년같은 하루를, 누구보다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살아온 아서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아서의 얘기는 가정을 돌보지 않고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온 아버지의 구구절절한 변명을 듣는 것 같았습니다. 

 

 


24방위 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으리라.


 

24방위의 등대에 쓰여있는 구절입니다. 

 


책을 다 읽고난 뒤, 그제서야 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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